[책 리뷰] 셰리 터클 - 외로워 지는 사람들

2020. 3. 29. 16:47문학갈피/책

이 책에서는 IT 기술의 발달로 변해가는 인간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어느 누구와도 손쉽게 연락이 되고 소통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욱 외로워진다고 말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인구 74%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스마트폰이 있기 전 우리는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우리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24시간 내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우리는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전화나 직접적인 면담 없이 나와 연결된 모든 사람들과 손쉽게 연락 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삶에 엄청난 편리함을 주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인해 전자적인 공간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사람들은 점점 현실의 세계보다 전자적인 공간 즉, SNS에 의존하게 된다는 걱정이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세컨드 라이프적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복잡한 현실의 삶이 아니라 인터넷 상의 가벼운 게임으로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을 만들어 관계의 연결망에 참여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다 드러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개인은 자기가 되고 싶은 정체성이나 하고 싶은 정체성을 마음껏 연기할 수 있게 되며, 일상에서 실존하는 동안 받게 되는 억압이나 타인의 반응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은 더욱 게임에 몰입해 세컨드 라이프가 실제 라이프보다 더 진지하고 깊은 관계라고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생일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축하를 받는 것 보다 페이스북 피드에 축하 메시지를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축하 메시지를 받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의 마음은 나와 같이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친구나 가족들보다 훨씬 가벼울 것이다.

 

또한 저자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한 의사 전달은 서로의 감정을 축약시킬 뿐 아니라 상대를 처리해야 할 물건으로 여기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효율성을 이유로 전화 대신 이메일과 문자를 사용함으로써 서로에게서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러한 연결성에 대해 저자는 거대한 한 장의 포장지와 같다고 비유했다. 포장지가 펼져지듯이 순식간에 아주 멀리 전혀 낯선 이들에게까지 연결될 수 있지만 그 연결망이 가진 깊이는 포장지 1장의 두께만큼 아주 얇다는 것이다. 이처럼 네트워크화는 우리의 인간관계를 단순화 시켜버린다. 최근 들어서는 11로 대화하는 카카오톡 마저도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하고, 그 대화에서는 신중함을 찾을 수 없다. 전화나 직접적인 만남은 끊어지거나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메신저는 다르다. 대화가 끊어져도 끊어진 것이 아니라 항상 연결돼있다. 이러한 관계에 지쳐 가끔씩 SNS와 메신저를 삭제해보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사람들과의 소통이 끊어졌다는 불안감에 다시 어플을 설치하곤 한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에 너무나도 익숙해졌고, 너무나도 지쳐있다.